[고양 in] 북한인권 국제연대 새 출발...서울서 세계대회 개최" [오…
2025-10-012025.09.30
11개국·76개 단체 참여...2005년 이후 20년 만 재개
탈북민 디아스포라 '자유' 메시지..."서울 컨센서스' 실천방안 담는다
2005년 이후 20년 만에 대규모 국제 북한인권대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북한인권 30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이번 행사에는 11개국 전문가와 30여 개국 탈북민 디아스포라가 참여한다.
30일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북인협)에 따르면 오는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더플라자호텔과 서울광장 일대에서 '2025 서울 북한인권세계대회'가 개최된다.
2005년 신라호텔 대회 이후 20년...규모·참여국 대폭 확대
2005년 12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던 '북한인권국제대회'는 탈북자동지회를 중심으로 한국 내 북한인권 단체들이 주도한 행사였다. 당시 참여 규모는 5개국 20여 개 단체 수준이었다.
이번 대회는 9개국 76개 회원단체로 구성된 북인협과 세계적인 인권대회인 '오슬로 프리덤 포럼'을 주관해온 미국 휴먼라이츠파운데이션(HRF)이 공동 주최한다. 참여 국가도 11개국으로 늘었고, 비정파적 성격의 순수 인권 대회를 표방한다.
20년간 북한인권 환경도 크게 변했다.
2004년 첫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이후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발표됐고, 2016년 북한인권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에서는 중국·러시아의 거부권으로 실질적 제재는 이뤄지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탈북민이 3만5천 명을 넘어섰고, 30여 개국에 디아스포라가 형성되면서 북한인권 운동의 주체가 다변화됐다.
20년 공백은 왜 생겼나
그렇다면 20년간 대규모 국제대회가 열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2005년 이후 북한인권 논의는 유엔과 국제무대에서 부분적으로 지속됐지만, 대규모 민간 국제연대 대회는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국내외 정권 변화, 남북관계 악화, 국내 정치적 부담과 피로감, 시민사회 동력 저하 등 복합적 요인이 겹쳤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남북 대화 또는 갈등이 반복되면서 북한인권 운동 자체가 국내 정치 논란으로 비화됐고, 남남갈등도 심화됐다. 유엔 안보리에서는 중국·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실질적 조치가 무산되는 일이 반복됐다.
국제사회에서도 북한인권 이슈가 '북핵' 등 안보현안에 밀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저하된 측면이 있다.
최근 들어 유엔 총회 차원의 북한인권 결의 20주년을 맞이하면서 역사적 재정리와 연대에 대한 필요성이 다시 제기됐다. 해외 디아스포라 탈북민의 증가, 세대교체, 청년 운동가 및 해외 단체의 조직적 성장도 이번 대회 재개의 기반이 됐다.
조직위원회 측은 "지나온 30년의 성과와 한계를 되짚고,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라며 20년 만의 대회 개최 의미를 강조했다.
송상현·에버슈타트 등 무게감 있는 인사 참여
주요 참석자로는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소장, 니콜라스 에버슈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임현수 목사, 니콜라이 슈프레켈스 독일 북한인권위원회 대표, 홍경의 일본 탈북민 인권운동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인권단체 대표도 영상으로 발표에 참여할 예정이다.
6개 국제포럼·36개 부스...종합 컨벤션 형태
대회는 6개 세션의 국제포럼을 비롯해 전시회, 공모전, 사진전, 콘서트, 36개 광장 부스 전시회 등으로 구성된다.
10월 22일에는 더플라자호텔에서 개회식과 함께 'NK 인사이더 포럼'이 열린다. '테크넥세션: 개인의 권리를 위한 AI', '국제 인권 의제 내 북한 주민의 지속적인 유지를 위한 방안' 등이 논의된다.
23일에는 'NK 월드 포럼'이 진행되며 '북한인권 국제포럼 주제강연: 그들을 자유케 하라', '북한인권전문가 라운드 테이블: 북한인권운동, 지나온 30년, 가야할 30년' 등의 세션이 마련된다.
서울광장에는 북한 내부 인권, 탈북 과정, 300만 아사 추모관, 역사국제관 등 카테고리별로 36개 부스가 설치된다.
고(故) 김성민 탈북자동지회 대표 추모관도 운영된다.
ㅡ "증언이 직접 울려 퍼지는 순간, 북한인권은 현재형이 된다"
이번 대회의 특징 중 하나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탈북민 디아스포라의 참여다.
국내 3만5천여 명의 탈북민과 30여 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이 서울에 집결해 "그들을 자유케 하라"는 메시지를 발신한다.
탈북민들의 생생한 증언이 국제무대에서 직접 전달되면서, 북한인권은 추상적 의제가 아니라 '살아있는 현재형 인권'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국내외 청년 대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2030년 12월 24일 2400만 북한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극적으로 실현하는 가상 유엔 총회 시나리오도 발표된다.
ㅡ '서울 컨센서스'로 국제연대 실천방안 제시
대회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북한인권 서울 컨센서스'가 발표된다.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러시아의 거부권에 막히더라도, 국가별 인권법 제정과 의회 차원의 청문회, 세계 시민사회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방식을 담을 예정이다.
탈북 여성 및 아동의 인신매매 문제, 정치범수용소 생존자 지원 등 구체적 프로그램도 논의된다.
컨센서스는 ▲북한인권운동의 국제연대 강화 ▲탈북민 역할 강화 및 피해자 중심주의 ▲청년 세대 북한인권 운동가 양성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행동 방안 모색 ▲북한인권 이슈의 보편적 담론화 확장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바리톤 사무엘윤 등 아티스트 공연도
대회 기간 중 문화 행사도 마련된다. 22일 저녁에는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남북 클래식음악 콘서트'가, 23일 저녁에는 '남북 대중음악 콘서트'가 열린다.
바리톤 사무엘윤, 피아니스트 황상혁, 기타리스트 유은지, 필페라소프라노 명성희, 소프라노 김수, K-POP 가수 선예 등이 출연한다. KBS 한민족방송 MC 김희명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는다.
"보편적 가치" 강조...국제사회 연대 모색
북인협은 "북한인권 문제는 좌우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사회의 보편적 가치 및 인간의 본질적 양심의 문제"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북한인권 이슈에 대한 개방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행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 홈페이지(www.ncnkhr.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전 신청자에 한해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이남우 기자 jonikle.inf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