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문] “세계 양심적 시민단체들 북한인권운동 줄기차게 벌렸음을 알 …
2025-11-27[인터뷰] 2025 서울북한인권세계대회 손광주 대회장
림일 객원기자
2025-11-26
북한서 주민들은 ‘인권’이란 표현의 뜻을 잘 모른다. 독재정당 노동당에서 가르쳐주기를 “참된 인권은 위대한 수령을 높이 모시고 사는 존엄 높은 인민의 고상한 영예”라고 선전한다. 2천만 인민들은 외국방송과 소식을 전혀 들을 수 없으니 사실인줄 안다.
사람은 누구나 사상의 자유를 가질 수 있고, 지역을 이사·유동할 수 있고, 자기 뜻대로 먹고 입을 권리가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북한에는 없다. 주는 배급을 받고 시키는 일을 하도록 북한주민을 길들인 노동당정권이다. 이런 집단을 탈북민들과 세계정의의 양심들이 비판하고 있다. 손광주 ‘2025 서울북한인권세계대회’ 대회장을 만나 대회 취지와 의미에 대해 들었다.
- 2025 서울북한인권세계대회는 어떤 행사인가.
지난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서울서 “그들을 자유케 하라(Let Them Be Free)”를 주제로 열렸다. 한국의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와 미국의 HRF(휴먼라이츠파운데이션)가 공동으로 주최한 국제규모의 북한인권 컨퍼런스이다.
세계 9개국의 탈북민 디아스포라 대표와 인권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 탈북민 등 연인원 8천명이 참석했다. 참고로 이번 대회는 윤석열 정부 때 한국과 미국의 민간단체가 기획·준비한 것이다. 현 정부에는 무관심한 사안이었다.
북한인권세계대회는 한국 북민단체협의회와
미국의 HRF가 공동으로 주최한 국제규모의
북한인권 컨퍼런스...세계 9개국에서 탈북민
디아스포라 대표와 인권전문가, 단체 관계자
탈북민 등 8천명 참석...포럼, 공모전, 전시회,
콘서트 등은 서울프라자호텔에서 3일간 진행
- 쟁쟁한 연사들이 나섰던데.
국제포럼, 공모전, 전시회, 콘서트 등은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대회서는 수잔 솔티 디펜스포럼재단 회장, 티모시 조 영국의회 북한그룹 사무국장, 니콜라이 슈프레켈스 SARAM 대표 등이 연사로 나섰다. 탈북민 고위인사로 전 러시아 주재 북한무역대표부 김강 부 대표의 생생한 증언이 있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세계 탈북민디아스포라협의회’가 공식적으로 출범한 것도 이색적이다. 이 협의회는 북한정치범수용소 해제캠페인, 강제실종자 기록증언운동, 탈북민 청년세대의 국제 활동지원을 장기적 과제로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북한내부 인권침해관, 역사·국제관, 탈북·구출관, 인권·추모관 등 주제의 전시부스가 운영됐다. 또한 북한지하교인이 옥수수대로 만든 종이에 필사한 성경사본과 장길수 가족의 탈북과정 사진·그림이 공개되었다.
- 이번 대회 주제는 뭐라고 보는가.
1990년대 들어 동구권 사회주의나라들의 회복불능의 붕괴에 이어 북한의 김일성 사망 후 본격적으로 대량탈북이 시작되었다. 사실상 이때부터 시작한 북한인권문제는 30년 넘게 인류사회의 중심의제로 자리매김해 왔다고 보면 맞다. 이번 북한인권서울대회는 세계인권선언의 정신 위에서 인간으로서 양보할 수 없는 기본권이 한반도 북쪽에서도 실현되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인류양심의 약속이 되었다.
- 북한인권문제의 본질은 뭔가.
우리가 거론하는 북한인권문제는 비단 북한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에 들어온 3만 4천의 탈북민이 분명히 증언하고 있다. 북한은 세계 최대 인권침해 국가라고. 북한의 심각한 인권상황은 역사에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북한주민들의 처절한 고통은 동포인 우리의 양심과 책임에 대한 문제이다. 5천년 유구한 역사에 단일민족으로 살아온 한민족의 아픔이고 비극이 바로 오늘의 북한인권문제이다. 이것은 절대 외면하면 안 되는 필연적인 숙명이다.
- 대회 선언문의 내용은.
북한주민이 더 이상 고립된 노예로 살아가지 않도록 행동하고 탈북민과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중심에 두며 국제연대를 강화할 것을 다짐했다. 대회 참석자들은 현 한국정부의 대북유화정책은 북한인권을 외면하는 것으로 북한주민들에게 엄연히 커다란 죄를 짓는 것이며 대북정책을 인권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인권운동은 주역이 탈북민이어야
지금까지 탈북민들은 북한정권의 실상
증언하는 조연 역할만 해.... 여직 것은
남한의 북한인권운동가들이 앞장섰지만
이제는 조연에서 주연으로 바뀌어야
- 탈북민들이 많이 참여했던데.
북한인권운동은 주역이 탈북민이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탈북민들은 북한정권의 실상을 증언하는 조연역할만 했다. 여직 것남한의 북한인권운동가들이 앞에 섰지만 이제는 탈북민들이 조연에서 주연으로 바뀌어야 한다.
북한인권운동 30년이 되었다. 이번 대회의 기점으로 변해야 한다고 본다. 이제는 탈북민이 앞에 서고 남한사람들이 뒤에서 보조와 지원을 해주는 형태로 북한인권운동을 해야 한다. 외국은 인권운동은 피해자 당사자들이 주동이다.
- 이번 대회가 사실상 2회라던데.
지난 2005년 서울에서 한차례 북한인권 국제대회가 있었다. 비록 20년 만에 다시 열린 이번 대회지만 북한인권이라는 주제로 세계적인 도시 서울에서 두 차례나 대규모 국제행사를 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것도 분명 통일역사에 금문자로 아로새겨질 중대한 사변이라고 본다. 먼 훗날 후대들이 오늘의 기록을 보면서 세계 양심적 시민단체들이 북한인권운동을 줄기차게 벌렸음을 알 것이다.
- 20년간 어떤 변혁이 있었는가.
제법 많이 있었다. 20년간 고(故)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와 미국의 수잔 솔티 북한인권운동가가 주도해온 ‘북한자유주간’이 국제적 행사로 자리매김 되었다. 그리고 탈북민 정성산 감독이 북한인권을 주제로 뮤지컬을 만들었다.
탈북민들이 유엔과 국제사회 무대에서 북한인권 실태를 폭로하는 시원이 열렸다. 미국, 영국, 독일, 스위스 등 국회와 국제기구에서 탈북민들의 증언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인권문제는 당연히 국제적인 이슈가 되어야 한다.
‘북한인권’ 자체를 지우려는 정부에 실망
평화를 위한 남북교류와 협력은 좋은데
북한주민에게 도움이 되어야...일방적인
교류 말고 쌍방적인 교류를 해야 할 것
한반도의 주인은 남북한 7천만 민족
- 탈북민 우대는 보수정당이 잘하던데.
비록 정치·선거용 목적이라도 보수정당이니 그동안 탈북국회의원 4명이나 만들어줬고 정부인사 2명을 배출시켜 주었다. 사실 3만 4천의 탈북민은 숫자로 보면 인구비례 상 국회의원 1명감도 안되는데 북한동포들에 대한 예우차원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진보정당은 탈북민을 배신자, 변절자로 보는데 이런 관점은 옳지 않다.
-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보나.
‘북한인권’ 이름 자체를 지우려는 현 정부에 실망이다. 평화를 위한 남북교류와 협력은 좋은데 북한주민에게 도움이 돼야 말이지. 교류협력이 중하다고 사람의 인권은 중하지 않다는 소리인가? 한반도의 주인은 남북의 7천만 민족이다.
북한주민을 위한 물질적 지원과 동시에 사상적 정신적 제도적 지원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 일방적인 교류 말고 쌍방적인 교류를 해야 할 것이다. 현 대북정책이 안 먹힐 때는 항상 대안도 있어야 하는데 현 정부서는 전혀 없어 보인다.
-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 규모와 주로 하는 일은.
2023년 8월 28일 서울서 출범한 북한인권증진 활동을 하는 민간단체의 모임(약칭, 북인협)이다. 출범당시 60여개 민간단체가 합류했다. 올해 11월까지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캐나다, 뉴질랜드 등 9개국 76개 단체가 가입했다. 북한인권을 주제로 회원단체간 협력, 민·관 협력, 국제연대가 핵심목적이다.
- 대표적인 일을 소개해준다면.
작년 1월에는 중국당국은 한국정부를 비롯한 회원국의 권고사항을 조속히 이행하라며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이는 한국이 중국의 국내난민법 제정을 검토해 줄 것을 권고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촉구했다.
올해 2월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의 판결(북송관련자 선고유예)에 반발하여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가 저지른 귀순어부 강제북송 사건을 헌법위반 및 중대한 반인권 범죄로 규정했다.
’23년 8월 서울서 출범, 북한인권증진 활동
출범당시 60여 민간단체 ...올해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우크라, 캐나다, 뉴질랜드
9개국 76개 단체가 가입...북한인권을 주제로
회원단체간, 민·관 협력, 국제연대가 핵심목적
- 자신을 소개해 달라.
1957년 10월 대구에서 태어났다. 1981년 고려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2000부터 2년간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을 수료했다. 이후 1985년부터 11년간 동아일보사 기자로 근무했다. 1997년 4월 한국으로 망명해온 전 조선노동당 국제비서였던 황장엽 선생이 생전에 통일정책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하셨고 나는 1999년부터 통일정책연구소 연구위원 겸 황 이사장의 대외활동 및 연구담당비서로 일했다.
- 탈북민과 첫 인연이 된 계기는.
1996년부터 사적으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 탈북민은 김일성 처가 자녀들의 개인교사였던 평양김형직사범대학 교수출신인 김현식 선생이다. 198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교환교수로 나왔다가 1992년 남한으로 망명해온 엘리트이다.
그는 서울에서 10여 년간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초빙교수, 통일정책연구소 연구위원 등을 역임하였고 은퇴 후 미국에 가서 조지메이슨대학 연구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아내와 함께 선교사역도 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이번에 성과적으로 진행된 ‘2025 서울북한인권세계대회’는 북한인권운동 30년을 한차례 매듭짓는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관점, 새로운 방법, 새로운 주체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내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도 앞으로 나보다 더 능력 있고 새로운 관점을 가지신 분이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북한인권은 열 백번 말해도 모자람이 없다. 헌법에도 우리 국민으로 명시된 북한동포의 비참한 인권피해를 모르는 척하는 것은 진보정치권의 중대한 실책이다. 북한동포를 자기 지역구 주민으로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과연 있을까.
통일이 되었을 때 북한주민들이 “당신들은 왜 독재자 김정은의 편에 서서 우리의 비참한 삶을 외면했는가?”하는 질문에 과연 뭐라고 답할지 궁금하다. 적어도 북한동포들에게 마음의 죄를 짓는 일을 정부가 하지 말았으면 한다.